[제7편: 가공식품 뒤에 숨겨진 당당한 이름들: 영양성분표 읽는 법]

마트에 가서 식품을 고를 때 '무설탕', '저당', '무가당'이라는 문구를 보면 왠지 안심하고 장바구니에 담게 됩니다. 저 역시 예전에는 앞면에 크게 적힌 문구만 믿고 "이건 건강하겠지" 하며 집어 들었습니다. 하지만 뒷면의 작은 글씨, 즉 **'영양성분표'**를 제대로 읽기 시작하면서 제가 얼마나 많은 설탕에 속아왔는지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늘은 우리를 속이는 교묘한 이름들과 실전 영양성분표 해독법을 알려드립니다.

1. '무가당'과 '무설탕'은 같은 말이 아니다?

가장 많이 혼동하는 용어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차이만 알아도 당 섭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무설탕(Sugar-Free): 설탕(자당)을 넣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설탕 대신 액상과당, 요리당, 혹은 인공 감미료가 들어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무가당(No Sugar Added): 제조 과정에서 당을 '추가로' 넣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원재료 자체에 당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가당 오렌지 주스'는 설탕은 안 넣었어도 오렌지 자체의 과당이 엄청나게 농축되어 있어 혈당을 폭발시킵니다.

결국 앞면의 광고 문구보다 뒷면의 '원재료명'과 '당류 함량'을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2. 설탕의 수십 가지 가면들

식품 회사들은 '설탕'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을 피하기 위해 다른 이름을 사용합니다. 원재료명에 다음과 같은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이름만 다른 설탕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1) ~시럽: 옥수수 시럽, 아가베 시럽, 메이플 시럽

2) ~당: 액상과당, 결정과당, 포도당, 맥아당, 말토덱스트린

3) 농축액: 과일 농축액, 포도 농축 과즙

특히 **'말토덱스트린'**은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단맛은 설탕보다 덜하지만, 혈당을 올리는 속도(GI 지수)는 설탕보다 훨씬 빠릅니다. "달지 않으니 괜찮겠지" 하고 먹었다가 혈당 수치가 치솟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3. 영양성분표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이제 식품 뒷면을 돌려봅시다. 딱 세 가지만 체크하세요.

1) 총 내용량당 당류: '100g당'인지 '총 내용량' 기준인지 확인하세요. 가끔 1회 제공량을 아주 작게 설정해 당류가 적어 보이게 눈속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탄수화물 대비 당류 비율: 탄수화물 양은 많은데 식이섬유가 적고 당류만 높다면, 그 식품은 혈당 스파이크 제조기입니다.

3) 원재료명 나열 순서: 원재료명은 함량이 높은 순서대로 기재됩니다. 앞부분에 설탕, 액상과당, 정제밀가루가 있다면 그 음식의 정체는 결국 '설탕 덩어리'입니다.

4. 실전! 저의 장보기 원칙

저는 이제 마트에서 물건을 집으면 습관적으로 뒤를 돌려봅니다. 제 기준은 이렇습니다. "당류가 1회 섭취량당 5g(각설탕 1개 반 정도)이 넘어가면 가급적 내려놓는다." 처음에는 먹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막막했지만, 이 원칙을 지키니 몸의 부기가 빠지고 식후에 머리가 맑아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핵심 요약]

'무설탕', '무가당'이라는 앞면 광고 문구에 속지 말고 뒷면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자.

말토덱스트린, 액상과당, 농축액 등은 설탕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원재료명 나열 순서에서 설탕 계열이 앞쪽에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당류 섭취 기준을 세우고(예: 1회 5g 미만), 성분표를 비교하며 고르는 습관을 기르자.

다음 편 예고:

혈당 관리의 최대 적, 탄수화물을 무조건 끊어야 할까요? 아닙니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착한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 구별법을 전해드립니다.

질문: 최근에 '건강하겠지' 하고 샀는데 나중에 성분표를 보고 당황했던 식품이 있으신가요? 혹은 평소 장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수치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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