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이착륙 때 귀가 찢어질 듯한 통증, '항공중이염' 예방하는 팁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 찬 여름 휴가철, 공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습니다. 

하지만 비행기 이착륙 때만 되면 남모를 공포에 떠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할 때쯤, 갑자기 귀가 바늘로 콕콕 찌르듯 아파 오거나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분들인데요.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멀쩡해 보이는데 나만 유독 귀가 아프고 먹먹한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하고, '귀에 심각한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저 역시 몇 년 전 오랜만에 떠나는 해외여행 길에 착륙을 앞두고 갑자기 귀가 꽉 막히더니, 고막이 안쪽으로 사정없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침을 삼키고 코를 막고 숨을 불어넣어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휴가지에 도착해서도 반나절 동안 귀가 먹먹해 고생했었죠. 

이처럼 기압 변화로 인해 귀 안쪽에 급격한 압력 차이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을 '항공중이염'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비행기 안에서 내 고막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과 승무원들이 애용하는 실전 대처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항공중이염은 왜 생기는 걸까?

우리의 고막 안쪽에는 '중이강'이라는 작은 공간이 있고, 이 공간은 코 뒤쪽과 통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이라는 얇은 관을 통해 외부 공기와 소통합니다. 

이관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우리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할 때 순간적으로 열리면서 중이강 내부의 압력을 바깥 기압과 똑같이 맞추어 주는 소중한 조절 장치입니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특히 착륙을 위해 고도를 급격히 낮출 때는 기내 기압이 갑자기 상승하게 됩니다. 

이때 이관이 제때 열려 주변 압력을 맞춰주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아진 중이강 안쪽으로 고막이 강하게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고막 주변의 미세혈관과 신경이 강하게 자극받아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고막 안쪽에 물이나 피가 차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2. 비행기 안에서 귀를 지키는 4가지 실전 예방법

이관이 압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일상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아주 쉽고 효과적인 예방법들입니다.

1) 착륙 시작 전 미리 깨어 있기 (가장 중요)

비행기 귀 통증은 기압이 급격히 변하는 '하강(Landing)' 단계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납니다. 

만약 이때 깊은 잠에 빠져 있다면 침을 삼키는 등 이관을 열어주는 반사 작용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심한 통증과 이충만감(귀가 꽉 막힌 느낌)을 겪게 됩니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약 30~40분 전에는 반드시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대처할 수 있습니다.

2) 껌 씹기, 물 마시기, 하품하기

이관 주변의 근육을 강제로 움직여 이관을 열어주는 방법입니다.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면 껌을 씹거나 사탕을 천천히 빨아 드셔보세요. 

침이 계속 분비되면서 자연스럽게 침을 삼키게 되고, 이때 이관이 수시로 열리면서 압력이 맞춰집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신다면 이착륙 시 젖병을 물리거나 빨대컵으로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아주 훌륭한 예방책이 됩니다.

3) 안전한 발살바법(Valsalva maneuver) 실행하기

귀가 먹먹할 때 코를 막고 숨을 내쉬어 귀를 뚫는 행동을 '발살바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작정 세게 힘을 주면 압력이 과도하게 가해져 고막이 손상되거나 전정기관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입을 꾹 다뭅니다.

👉 코를 손가락으로 단단히 쥐어 막습니다.

👉 풍선을 불 때처럼 볼을 빵빵하게 만든 후, 코 뒤쪽으로 공기를 살짝 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흠 하고 숨을 내쉽니다.

👉 '툭' 혹은 '바스락' 소리가 나며 귀가 뚫리면 즉시 멈추고 침을 한 번 삼켜줍니다.

4) 비행기 전용 압력 조절 귀마개 사용하기

매번 비행기를 탈 때마다 통증이 너무 심하다면 약국이나 공항에서 파는 '비행기용 압력 조절 귀마개(이어플러그)'를 착용해 보세요. 

이 귀마개 내부에는 미세한 필터가 내장되어 있어 귀 안쪽으로 전달되는 기압 변화 속도를 완만하게 늦춰줍니다. 

이륙 전이나 하강 안내 방송이 나올 때 미리 착용해 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3. 감기나 비염이 있다면 꼭 주의하세요!

만약 비행기를 타는 당일에 심한 감기에 걸려 코가 꽉 막혀 있거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하다면 항공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배로 높아집니다. 

이미 코 점막과 이관 주변이 퉁퉁 부어 있어 이관이 스스로 열리기 힘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발살바법을 세게 시도하면 코 안의 바이러스나 세균이 이관을 타고 귀 안쪽으로 넘어가 '급성 화농성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어 대단히 위험합니다. 

코가 심하게 막힌 상태로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이륙 1시간 전에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비충혈제거제 알약을 복용하거나 코에 뿌리는 점막 수축 스프레이를 미리 뿌려 점막 붓기를 가라앉히는 것이 가장 안전한 해결책입니다.

즐겁게 떠나는 여름휴가, 기압 차로 인한 귀 통증에 미리 대비하는 작은 습관 하나로 첫 단추를 상쾌하고 편안하게 채워보시길 바랍니다.

 

[핵심 요약]

👉 항공중이염은 비행기가 하강할 때 급격한 기압 상승으로 고막 안팎의 압력 균형이 깨지면서 고막이 안으로 밀려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기압 변화가 시작되는 착륙 30~40분 전에 반드시 깨어 있어야 하며, 껌을 씹거나 물을 마셔 자연스럽게 이관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 감기나 비염으로 코가 심하게 막힌 상태에서는 발살바법을 함부로 세게 불면 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스프레이나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무더운 여름철 야외 활동 중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땅이 흔들리는 듯한 어지럼증을 느꼈을 때, 이것이 더위로 인한 탈수(온열질환) 때문인지 아니면 귀 안의 돌이 굴러다니는 '이석증' 때문인지 구분하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비행기를 탔을 때 착륙 시 귀가 찌릿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여러분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댓글로 꿀팁을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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