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고막 파열(천공), 자연 치유 기간과 회복 중 절대 피해야 할 행동들

얼마 전, 샤워를 마치고 나와 평소처럼 무심코 면봉으로 귓속 물기를 닦아내던 중이었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장난을 치며 제 팔을 툭 쳤고, 그 순간 면봉이 귀 안쪽을 깊숙이 찌르면서 '찌릿'하는 끔찍한 통증과 함께 귓속에서 '퍽' 하는 파열음이 들렸습니다.

순간 귀가 먹먹해지면서 삐~ 하는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고, 면봉 끝에는 아주 옅은 피가 묻어 나왔습니다. 

덜컥 겁이 나 달려간 이비인후과에서 받은 진단명은 '외상성 고막 천공(고막 파열)'이었습니다. 

저처럼 일상생활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고막이 찢어져 당황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제 아찔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고막이 파열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자연 치유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그리고 회복을 위해 일상에서 절대 피해야 할 치명적인 행동들을 꼼꼼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고막이 찢어지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고막은 외이도와 중이를 경계 지어주는 0.1mm 두께의 아주 얇고 투명한 막입니다. 

외부의 소리를 진동시켜 뼈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 얇은 막이 외부 충격(면봉, 귀이개, 손바닥으로 귀를 세게 맞았을 때 등)이나 강한 압력(스쿠버다이빙, 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해 찢어지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납니다.

1) 극심한 통증과 출혈

찢어지는 순간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하며, 경우에 따라 소량의 피가 귀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습니다.

2) 이명과 청력 저하

귀에서 '삐-' 하거나 '웅-' 하는 소리가 지속해서 들리고, 막이 뚫려 소리 전달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귀가 솜으로 꽉 막힌 것처럼 먹먹해지며 청력이 떨어집니다.

3) 어지럼증

고막 안쪽 평형기관에까지 충격이 가해졌다면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2. 고막 파열, 수술 없이 자연 치유가 가능할까?

고막이 터졌다고 하면 평생 귀가 안 들릴까 봐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진료실에서 "수술해야 하나요?"라고 다급하게 물었으니까요.

다행히도 우리 몸의 재생 능력은 놀랍습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고막 천공의 약 70~80%는 염증만 생기지 않는다면 수술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고 합니다.

구멍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바늘구멍만 한 작은 파열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두 달 내에 새살이 돋아나며 고막이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병원에서는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해 주며, 고막이 잘 붙을 수 있도록 얇은 종이 패치를 대어주는 시술을 하기도 합니다.

3. 회복 기간 중 '이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가장 중요!)

고막이 자연적으로 예쁘게 아물기 위해서는 '감염 예방'과 '압력 조절'이 생명입니다. 

회복 기간 동안 아래의 행동들은 절대 피하셔야 합니다.

1) 코를 세게 푸는 행동 (절대 금지)

코와 귀는 '이관'이라는 관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를 팽 풀게 되면 코 안의 강한 압력이 귀 쪽으로 밀려가면서, 간신히 아물고 있던 고막이 다시 찢어지거나 구멍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콧물이 나더라도 가볍게 닦아내거나 들이마시는 것이 낫습니다.

2) 귀에 물이 들어가는 샤워 및 수영

고막에 구멍이 뚫려 있으므로, 귀에 물이 들어가면 뇌와 가까운 중이 안쪽까지 물이 고여 심각한 화농성 중이염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샤워할 때 꿀팁: 약국에서 파는 부드러운 솜의 겉면에 바세린을 듬뿍 발라 귓구멍 입구를 가볍게 막아주세요. 바세린이 방수 역할을 해 물이 들어가는 것을 완벽하게 막아줍니다.)

3) 임의로 처방받지 않은 귀약(점이액) 넣기

귀가 아프다고 집에 굴러다니던 연고나 안약, 이전에 쓰던 귀약을 함부로 넣으면 뚫린 고막을 통해 약물이 중이로 흘러 들어가 청각 신경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의사가 처방한 먹는 약만 복용해야 합니다.

4) 기압 변화가 큰 비행기 탑승 피하기

급격한 기압 변화는 회복 중인 고막에 치명적입니다. 

비행기 탑승이나 높은 산에 오르는 등산, 스쿠버 다이빙은 고막이 완전히 막혔다는 전문의의 확진을 받기 전까지는 반드시 미루셔야 합니다.

4. 글을 마치며

고막 파열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만큼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경험입니다. 

하지만 초기 대처를 잘하고 의사 선생님의 지시대로 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면, 대부분 이전과 다름없는 정상 청력으로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계실 분들께 제 경험이 작은 안심과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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