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 면봉 찾다 고막 다칠 뻔한 아찔한 경험과 올바른 대처법

몇 년 전 여름, 가족들과 계곡으로 캠핑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창 텐트에서 단잠에 빠져 있던 새벽 2시쯤, 갑자기 오른쪽 귀 안에서 '부스럭부스럭'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잠결에 환청을 듣는 줄 알았죠. 

하지만 이내 귓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생한 감각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벌레가 귀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직감한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오더군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저는 본능적으로 구급상자를 뒤져 면봉을 꺼내 들었습니다. 

어떻게든 후벼 파서 꺼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은 귀를 부여잡고 달려간 이비인후과에서 저는 의사 선생님께 호되게 꾸중을 들어야 했습니다.

오늘은 저처럼 당황해서 평생 후회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지 않으시도록, 귓속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 절대 피해야 할 행동과 가장 안전한 응급처치법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1. 무심코 한 이 행동이 내 청력을 망친다 (절대 금물 2가지)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제게 하셨던 말씀은 명확했습니다. 

제가 벌레를 빼내려 했던 행동들이 사실은 고막을 터뜨릴 수도 있는 가장 위험한 짓이었기 때문입니다.

1) 면봉이나 귀이개로 쑤시기

벌레가 있는 상태에서 도구를 귓속으로 밀어 넣으면, 벌레를 밖으로 빼내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은 고막 쪽으로 욱여넣는 꼴이 됩니다. 

게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낀 벌레가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날카로운 발과 턱으로 외이도와 고막에 심각한 상처를 냅니다. 

제 귀가 퉁퉁 부었던 이유도 벌레가 발버둥 치며 상처를 냈기 때문이었죠.

2) 스마트폰 플래시 비추기

'벌레는 빛을 좋아하니까 불을 비추면 나오겠지?'라는 생각, 저도 똑같이 했습니다. 

모기나 나방이라면 빛을 보고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바퀴벌레나 지네 같은 벌레라면 오히려 빛을 피해 귀 안쪽으로 더 깊숙이 파고듭니다. 

이때 느끼는 통증은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2. 병원에 당장 갈 수 없는 새벽, 집에서 하는 안전한 대처법

그렇다면 응급실도 가기 힘든 한밤중이나 산속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억지로 빼내려 하지 말고, 벌레를 질식시켜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1) 어두운 곳에서 가만히 기다리기

일단 당황하지 말고 방의 불을 모두 끕니다. 

주변을 어둡게 한 상태에서 벌레가 들어간 귀를 바닥 쪽으로 향하게 두고 스스로 기어 나오기를 잠시 기다려 봅니다.

2) 기름(오일) 한두 방울 떨어뜨리기

벌레가 계속 움직이며 고통을 준다면, 집에 있는 식용유, 올리브유, 혹은 베이비오일을 활용하세요.

👉 벌레가 들어간 귀가 하늘을 향하도록 옆으로 눕습니다.

👉 상온의 기름을 귀 안에 2~3방울 천천히 떨어뜨립니다.

👉 5~10분 정도 그대로 누워 벌레의 움직임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립니다. 기름이 벌레의 숨구멍을 막아 질식시키는 원리입니다.

※ 주의: 

평소 중이염을 앓고 있거나 고막에 구멍(천공)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귀에 액체를 넣으면 안 됩니다.


3. 벌레가 멈췄어도 다음 날 꼭 이비인후과에 가야 합니다

기름을 넣어 벌레가 죽었거나, 운 좋게 밖으로 빠져나온 것 같아도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벌레가 죽어서 통증은 사라졌지만, 병원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귓속에 벌레의 미세한 다리 파편과 날개 잔해물들이 여기저기 들러붙어 있었습니다. 

이 잔해들을 제때 소독하고 깨끗하게 제거하지 않으면 외이도염이나 심각한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귓속에서 불쾌한 움직임이 느껴질 때, 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절대 도구를 넣지 말고, 기름으로 움직임을 멈춘 뒤 병원으로 간다." 

이 단순한 원칙이 여러분의 소중한 귀를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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